썬더치킨은 한때 “가장 저렴한 프랜차이즈 치킨”으로 주목받았던 브랜드다. 1만 원 이하의 착한 가격으로 푸짐한 양의 후라이드 치킨을 제공하면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가 2만 원 가까운 가격대를 고수하던 시절 저가형 브랜드로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썬더치킨은 점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었고, 최근에는 신규 가맹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브랜드로 전락했다.
단순히 가격만으로 승부를 건 치킨 브랜드가 어떤 구조적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지를, 썬더치킨의 흥망을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자. 이 사례는 프랜차이즈 창업자에게 중요한 전략적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가격 파괴 전략으로 떠오른 썬더치킨의 전성기
썬더치킨은 ‘가격이 경쟁력’이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당시 치킨 가격이 16,000원~19,000원대에 형성되어 있던 시절, 썬더치킨은 9,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제공했다. 소비자들은 “이 가격에 이 정도 양?”이라며 놀랐고, SNS를 중심으로 “가성비 치킨의 대표 브랜드”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본사 역시 초기에는 수익보다는 점포 수 확장에 집중했고, 수도권 외곽과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가맹점을 늘려갔다. 2013~2015년 사이에는 전국적으로 300곳이 넘는 매장을 확보하며 ‘2만 원 치킨 시대에 반기 든 브랜드’로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썬더치킨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역 상권을 정밀하게 분석해 배달 위주 운영이 가능한 지역을 우선 공략했고, 간편한 조리 시스템을 통해 초보 창업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게 한 점도 강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성공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브랜드가 가진 핵심 경쟁력이 ‘가격’에만 치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저가 전략의 딜레마 – 수익성 악화와 품질 논란
썬더치킨의 가장 큰 약점은 낮은 원가 구조에서 비롯된 품질 저하와 점주의 마진 문제였다. 치킨 원재료 가격은 매년 오르고 있었지만, 썬더치킨의 판매가는 오랫동안 동결되거나 소폭 인상에 그쳤다. 본사는 점주들에게 원재료를 공급하면서 최소한의 마진을 남겼지만, 가맹점은 매출이 늘어나도 수익이 남지 않는 구조에 빠지게 되었다.
게다가 소비자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여기면서도, 동시에 맛, 품질, 서비스의 기대 수준은 타 브랜드와 동일하게 적용했다. 문제는 썬더치킨의 조리 방식이 간소화되어 있었고,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튀김 품질이 일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기름이 오래된 것 같다', '튀김옷이 질기다'는 소비자 리뷰가 점차 증가했고, 일부 매장은 비위생적인 조리환경으로 지역 커뮤니티에서 불매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저가 전략은 처음에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지 않으면 결국 브랜드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썬더치킨의 경우, 수익 압박을 받던 일부 점주가 원재료를 절감하거나 조리 시간을 줄이는 등 품질 하락을 초래하는 운영을 택했고, 이는 고객의 재방문율 감소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매장당 평균 매출은 점점 감소했고, 폐업률도 급격히 상승하게 되었다.
시장 포화 속 차별화 실패 – 브랜드 정체성의 약점
썬더치킨은 초기에는 ‘가성비 치킨’이라는 명확한 이미지로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경쟁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차별화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멕시카나, 티바두마리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같은 브랜드들도 저가 전략을 병행하기 시작했고, 편의점 치킨, 마트 냉동치킨 등 대체재도 빠르게 늘어났다.
문제는 썬더치킨이 이에 대응할만한 브랜드 업그레이드 전략이나 메뉴 다변화 시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일부 가맹점은 허니버터, 간장, 매운 양념 등 트렌디한 맛을 자체 개발해 운영했지만, 본사는 표준화된 신메뉴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메뉴의 획일화, 마케팅 활동의 부족, 디자인 및 패키지 개선 지연 등은 브랜드 전체의 경쟁력을 점점 낮추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썬더치킨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광고 모델이나 브랜드 스토리를 갖추지 못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있어 필수적인 스토리텔링이 부족했고, 감성적 마케팅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충성 고객층이 형성되지 않았다. 결국 고객은 썬더치킨을 ‘그냥 싼 치킨집’ 정도로만 인식하게 되었고, 브랜드 충성도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썬더치킨이 남긴 교훈 –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썬더치킨의 몰락은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가격’이라는 무기를 과신했을 때 벌어지는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격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유리한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브랜드를 지속시킬 수 없다. 고객은 일정 수준의 품질을 기대하고,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와 감성적 연결을 원하며, 반복 방문을 위한 유인을 요구한다.
또한 외식 프랜차이즈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품질, 운영 효율성의 균형을 잡는 것이 필수적이다. 썬더치킨은 이 균형이 깨진 구조였다. 본사는 점포 확장에만 집중했고, 브랜드 관리는 소홀했다. 가맹점의 수익성 하락에도 체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브랜드 전체가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되었다.
예비 창업자라면 썬더치킨의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한다. 단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고객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구조는 제품력, 서비스 품질, 브랜드 스토리, 수익성 관리가 어우러져야 한다. 썬더치킨은 출발은 좋았지만, 성장 이후의 전략 부재로 무너진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기억된다.
'🧨 몰락한 프렌차이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카페베네 – 스타벅스를 이기려다 무너진 브랜드 (0) | 2025.06.27 |
---|---|
🥡 차이나팩토리 – CJ가 접은 중식 뷔페 브랜드의 실패 분석 (0) | 2025.06.27 |
🍔 버거헌터 – 수제버거 브랜드의 실패 원인 분석 (0) | 2025.06.27 |
🫘 한솥두부 – 두부 전문 프랜차이즈가 사라진 배경 (0) | 2025.06.26 |
🥐 후앙베이커리 – 고급 유럽풍 제과점의 몰락 과정 (0) | 2025.06.26 |
🍱 본도시락 – 프리미엄 도시락의 한계와 가격 저항 (0) | 2025.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