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한 프렌차이즈

🍚 탐나는밥상 – 저가 한식뷔페가 몰락한 이유

write3621 2025. 7. 2. 23:49

‘탐나는밥상’은 2010년대 중후반, 6,000~7,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20여 가지 한식 반찬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저가 한식뷔페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외식물가가 상승하던 시점에서 ‘착한 가격’과 ‘푸짐한 구성’을 앞세운 전략은 대학가, 직장가, 산업단지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가성비 한식뷔페 시장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장 수는 급격히 줄었고, 소비자 반응도 예전 같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매장이 폐점했거나 간판을 내리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되었다.

 

탐나는밥상이 몰락한 이유

 

그 몰락의 원인은 단순히 경기 탓이 아니었다. 과도한 저가 정책, 품질 관리 실패, 운영 구조의 비효율성이 동시에 브랜드를 무너뜨린 구조적 실패였다.

 

한 끼 6천 원의 기적 – 초반 성공 요인과 빠른 확장

탐나는밥상은 뷔페식 한식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모델이었다. 일반 백반집에서 8,000~10,000원을 내야 받을 수 있는 구성의 반찬들을 단돈 6,000원대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게다가 반찬이 무제한 제공되는 시스템은 ‘적게 내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명확한 가치를 제공했고, 이는 대학생, 노동자, 사무직 직장인 등 점심 소비층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초기 매장은 20~30평대 규모로, 셀프 서빙 구조를 채택하고, 주방 인력을 최소화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반찬은 대부분 본사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납품되었고, 매장에서는 간단한 조리나 데움만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런 구조는 창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본사 입장에서는 빠른 확장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되었다.

소자본 창업자들에게는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회전율이 빠른 점에서 매력적이었고, ‘하루 수백 명이 이용하는 점심형 매장’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매출도 기대할 수 있었다. 실제로 탐나는밥상은 몇 년 사이 전국적으로 200개 이상 매장을 확보하며, ‘저가 외식의 대표 주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 성공은 너무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고, 내부 시스템은 그 확장을 버텨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저가 전략의 한계 – 품질과 만족도의 붕괴

탐나는밥상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저렴한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식자재 단가 상승 등 외부 비용 압박이 거세졌지만, 브랜드는 가격 인상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은 민감한 이슈였고, 본사는 기존의 저가 이미지가 무너질까 두려워 이 부분에서 현실적인 조정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식으로 반찬의 질 저하, 메뉴 수 축소, 냉동식품 비중 확대가 진행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고객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후기에서는 “매번 나오는 반찬만 나온다”, “맛이 예전 같지 않다”, “튀김은 눅눅하고 나물은 질기다”는 반응이 점점 늘어났다.

또한 본사의 식자재 물류망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품질 관리에도 균열이 생겼다. 반찬 납품의 신선도가 떨어졌고, 위생 문제나 유통기한 이슈가 일부 지점에서 발생하며 브랜드 신뢰도도 하락하게 되었다. 뷔페라는 구조상 고객은 즉각적으로 ‘눈과 입’으로 품질을 평가할 수 있고, 그 평가 기준이 만족되지 않으면 재방문율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결국 소비자는 “가격은 싸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탐나는밥상의 최대 무기였던 ‘가성비’조차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못하게 되었다.

 

운영 구조의 비효율성과 서비스 만족도 저하

탐나는밥상은 셀프 서빙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이고 회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지만, 이 방식은 운영이 안정될 경우에만 효과를 발휘한다. 반찬 리필 지연, 청결 관리 미흡, 잔반 처리 문제 등은 고객 경험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일부 매장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홀 청소가 지연되고, 식기 정리 상태가 나빠지며 전반적인 위생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점심 피크타임에는 리필 트레이가 비어 있거나 반찬이 뒤섞이는 일이 자주 발생해 “뷔페인데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이처럼 운영 효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객 수가 줄면 수익성은 더 악화되고, 점주는 인력을 더 줄이게 되며, 이는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

브랜드 차원에서도 매장 교육이나 품질 모니터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다. 본사는 매장 수 확장에 집중한 나머지 가맹점 관리와 고객 피드백 시스템 운영에는 소홀했고,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 저하로 이어졌다.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신규 고객 유입도 감소하면서 폐점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탐나는밥상이 남긴 교훈 – 가성비는 유지가 아닌 진입 전략이다

탐나는밥상의 실패는 ‘가성비’가 브랜드 생존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외식 브랜드는 단지 가격이 싸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싸더라도 기대 이상의 품질과 경험을 제공해야 반복 구매가 일어난다. 탐나는밥상은 저가 외식의 가능성을 보여준 브랜드였지만, 그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지 못했다.

브랜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효율을 높이고, 주기적인 메뉴 리뉴얼, 신뢰도 있는 위생관리, 가맹점과의 상생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탐나는밥상은 확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저렴한 가격은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드는 계기는 될 수 있지만, 브랜드를 유지하게 만드는 건 결국 ‘만족’이라는 경험적 가치다.

현재 탐나는밥상은 소수의 매장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폐점하거나 타 브랜드로 전환되었다. 이 브랜드의 사례는 모든 외식 창업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가격이 아닌 구조로 이익을 만들고, 구조가 아닌 경험으로 고객을 붙잡아야 브랜드는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