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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락한 프렌차이즈

홍대개미 – 가성비 덮밥 브랜드의 인기 하락 원인

‘홍대개미’는 2010년대 중반, 1인 외식 트렌드와 가성비 중심 소비 흐름을 정확히 읽고 등장한 대표적인 가성비 덮밥 프랜차이즈다. ‘착한 가격에 푸짐한 덮밥 한 그릇’을 내세운 전략으로 빠르게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고, 직장인 밀집지역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일본식 가츠동, 규동, 스테이크 덮밥 등 익숙한 메뉴를 한식화해 제공하면서 ‘한 끼의 만족도’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의 홍대개미는 과거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홍대개미의 인기 하락 원인

 

신규 확장은 둔화됐고, 점포 수도 줄어들며 브랜드 존재감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의 소멸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 부재, 메뉴 경쟁력 약화, 소비자 기대치 변화에 대한 대응 실패라는 구조적 원인 때문이다.

 

한 끼를 책임지는 덮밥 – ‘가성비’로 전성기를 열다

홍대개미는 6천 원대부터 시작하는 덮밥 한 그릇의 가격 대비 만족도를 핵심 무기로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스테이크 덮밥, 돈가스 덮밥, 매운 제육 덮밥 등 양도 많고 소스도 진한 덮밥류 메뉴는 혼밥·점심·저녁 수요를 모두 커버할 수 있었고, 특히 ‘푸짐하고 무난한 한 끼’를 원하는 직장인과 대학생에게 딱 맞는 브랜드로 인식됐다.

깔끔한 트레이 세팅, 즉석 조리 느낌의 오픈 키친 구조, 간결한 메뉴판은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했고, 운영 효율 면에서도 간단한 주방 동선과 메뉴 수 제한으로 회전율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창업자 입장에서는 적당한 초기 투자 + 고정된 식재 운영 시스템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단기간에 전국 수백 개 매장이 생기게 되었다.

또한 당시에는 고기 기반 덮밥을 전문으로 다루는 브랜드가 많지 않아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저렴한 가격, 익숙한 맛, 직관적인 메뉴, 빠른 서빙까지 모두 갖춘 브랜드로서 안정적인 팬층을 확보했지만, 이후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외식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하락세가 시작된다.

 

늘 같은 메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한 끼

홍대개미의 가장 큰 약점은 메뉴 피로도 누적이었다. 소비자는 한 끼 식사로서의 만족을 넘어서, 감성적 자극이나 트렌디한 경험까지도 요구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홍대개미는 여전히 똑같은 구성의 스테이크덮밥, 가츠동, 제육덮밥 위주로 메뉴를 운영했고, 신메뉴 개발이나 시즌 한정 메뉴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초기에는 “맛있고 싸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맨날 같은 메뉴에 질린다”, “소스가 점점 자극적이고 단조롭다”, “다른 브랜드보다 맛이 평범하다”는 평가가 늘어났다. 메뉴 구성은 간편한 주방 운영을 위해 유지됐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번 반복되는 한 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경쟁 브랜드는 이 틈을 노려 빠르게 움직였다. 마라, 로제, 트러플, 감바스 같은 재료를 도입해 덮밥류 메뉴를 세련되게 변화시키거나, 식사 외에도 샐러드, 음료, 디저트 등 사이드 메뉴 강화로 경험을 확장했다. 반면 홍대개미는 ‘메뉴는 늘 그렇다’는 브랜드 피로감을 해소하지 못했고, 이는 점차 방문 동기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트렌드 민감도 부족 – 브랜드 리프레시 실패

브랜드가 오랜 시간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리뉴얼과 시대 흐름에 맞춘 감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홍대개미는 브랜드 로고, 메뉴판 디자인, 매장 인테리어, 패키징 등 모든 요소에서 리뉴얼이 거의 없었다. 이는 특히 감성소비에 민감한 MZ세대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었다.

매장 구조도 문제였다. 많은 매장은 협소하고 채광이 부족한 구조였고, 트렌디한 감성이나 카페형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SNS 인증을 유도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에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경쟁 브랜드들이 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등에서 활발한 콘텐츠 마케팅을 펼치는 동안, 홍대개미는 여전히 '직장인 점심 덮밥'이라는 올드한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심지어 1인 외식 중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배달앱 트렌드나 멤버십·스탬프·적립 등 고객 충성도 전략에서도 뒤처졌다. 배달 전용 패키지나 메뉴 구성도 부족해 배달 평점이 높지 않았고, 밀키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브랜드는 “오래됐고, 변화가 없다”는 인식으로 인해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홍대개미가 남긴 교훈 – 가성비 브랜드는 결국 구조로 승부해야 한다

홍대개미의 쇠퇴는 단지 외식 트렌드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브랜드가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한 결과다. 가성비 덮밥 브랜드는 시장 진입은 쉬워도, 유지와 성장에는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메뉴 리뉴얼, 감성적 마케팅, 매장 경험, 고객과의 접점 설계 없이 운영 효율만을 강조할 경우, 소비자는 금세 피로를 느낀다.

특히 1인 가구와 혼밥이 일상이 된 지금의 외식 시장에서는, 가성비뿐만 아니라 감성비·편의성·개성까지 갖춘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홍대개미는 ‘한 끼 식사’라는 콘셉트를 잘 잡았지만, 이 콘셉트를 트렌드에 맞게 진화시키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도 약해졌다.

현재 홍대개미는 일부 핵심 상권에서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지만, 신규 출점은 크게 줄었고, 브랜드 성장성도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예비 창업자와 외식 브랜드 운영자는 이 사례를 통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가성비로 고객을 데려오는 건 전략이지만, 감성과 경험으로 붙잡지 않으면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