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한 프렌차이즈

🍜 디딤365(옛 백제원) – 중식 뷔페의 확장 실패 사례

write3621 2025. 7. 1. 22:01

‘디딤365’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디딤이 기존 한정식 브랜드 ‘백제원’을 리브랜딩하며 론칭한 중식 뷔페 콘셉트 브랜드였다. 전통 한정식이 갖는 제한된 타깃을 넘어서기 위해, 보다 대중적이고 트렌디한 방식으로 중식을 풀어낸다는 전략 아래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었다. 고급 한식당의 이미지였던 백제원의 자산을 기반으로, 중식과 퓨전 요리, 다양한 사이드 메뉴가 함께 제공되는 뷔페형 레스토랑은 초기엔 ‘프리미엄 중식 뷔페’라는 포지셔닝으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다.

 

디딤365의 확장과 실패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디딤365는 사업 축소에 들어갔고, 시장 내 존재감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확장만을 우선시하고 브랜드 유지 전략을 소홀히 한 결과, 디딤365는 성공 대신 구조적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다.

 

한정식에서 중식 뷔페로 – 브랜드 전환의 시작과 기세

디딤365는 디딤의 대표 한정식 브랜드였던 ‘백제원’의 외식 자산을 활용해 2017년 이후 본격적으로 론칭된 중식 뷔페형 레스토랑이다. 백제원은 일정 수준 이상의 연령층에게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시장의 고령화와 포화에 따라 타깃층 확장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제원은 과감하게 기존 한식 콘셉트를 벗고, 보다 넓은 연령대와 가족 단위 고객층을 겨냥한 중식 뷔페 ‘디딤365’로 전환하게 된다.

뷔페는 한국 외식 소비자에게 꾸준한 수요가 있는 형태였고, 중국요리는 다양한 조합과 풍성한 구성으로 뷔페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디딤365는 각종 볶음요리, 튀김류, 탕류, 즉석요리 코너, 디저트바 등을 통해 가격 대비 가치를 높였고, 일부 매장에서는 한우불고기, 해산물 메뉴까지 추가되며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뷔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처음에는 이러한 전략이 주효했다. 주말마다 웨이팅이 생기고, 직장인 회식이나 가족 외식 수요까지 확보하면서 브랜드는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의 본질인 유지 전략과 수익 구조 최적화는 뒤따르지 않았다.

 

운영비 과다와 수익률 불균형 – 구조적 리스크 노출

뷔페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고정비가 높고, 운영 효율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다. 디딤365 역시 1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기준으로 출점했기 때문에, 임대료, 인건비, 식자재 비용 등이 상당히 높았다. 메뉴 수가 많고, 손님당 체류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회전율 확보가 어렵고, 폐기되는 식자재 손실도 컸다.

특히 중식 뷔페는 재료 종류가 다양하고, 조리 인력에 따라 맛 편차가 심해 품질 관리가 어려운 구조다. 디딤365는 초기엔 수준 높은 셰프 인력을 배치했지만, 인건비 압박이 커지면서 일부 매장에서 조리 품질 저하 문제가 반복되었고, 이로 인해 리뷰 평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셀프 시스템을 확대하면서 고객 경험이 오히려 저하되었고, 반찬 리필 지연, 청결 문제, 접시 회수 지연 등으로 불만이 누적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뷔페에 대한 위생 민감도가 급상승하면서 뷔페 자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낮아졌고, 디딤365는 그 위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격을 인상했지만, 뷔페라는 형태 특성상 인상된 가격에 맞는 만족도를 제공하기 어렵고, 결국 ‘가격은 올랐는데 음식은 그대로’라는 인식이 퍼지며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었다.

 

브랜딩 실패와 포지셔닝 혼란 – 고객이 기억하지 못한 이름

디딤365는 브랜드명에서부터 전략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디딤’이라는 기업명에 숫자 365를 결합한 이름은 다소 일반적이고 중립적인 인상을 주었으며, 메뉴 콘셉트와의 직관적 연결이 부족했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를 기억하거나 추천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구전 마케팅 효과를 약화시켰다.

또한 브랜드 정체성이 ‘중식 뷔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부 매장에선 한식 메뉴, 일식 요소, 퓨전 디저트 등 다양한 요소가 혼재되면서 포지셔닝이 모호해졌다. 결과적으로 “중식을 먹으러 갔는데 중화요리 전문점 같진 않다”, “백제원 때보다 퀄리티가 떨어졌다”는 불만이 생겼고, 이는 기존 백제원 고객의 이탈로도 이어졌다.

온라인 브랜딩 활동 역시 매우 약했다. 홈페이지, 배달앱, SNS 등 디지털 채널에서의 홍보나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미미했고, 이는 2030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낯설게 느껴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브랜드는 고객에게 명확한 가치를 각인시키는 데 실패했고, 홍보나 입소문에 의존하지 못하면서 신규 고객 유입도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디딤365의 교훈 – 확장은 성장이 아니라 유지 전략 이후의 결과다

디딤365는 한정식 기반의 안정적인 브랜드를 중식 뷔페로 탈바꿈시키며 대중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브랜드 확장보다 더 중요한 유지 전략을 간과했다. 뷔페는 경험 기반의 외식 형태인 만큼, 고객 만족도 유지가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인데, 디딤365는 서비스, 품질, 위생, 운영 효율 모두에서 기준을 지속적으로 맞추지 못했다.

또한 브랜드 정체성 없이 외형 확장에만 몰두한 결과, 소비자에게 기억되지 못했고,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외식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생존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한식이 중식으로 바뀐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바뀐 정체성에 대한 전략적 정비가 부족했던 것이 본질적인 실패 요인이었다.

현재 디딤365는 일부 직영점만이 남아 있고, 프랜차이즈 확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사례는 예비 외식 브랜드 운영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확장은 전략이 아니라 결과다. 제대로 된 유지 구조 없이 늘어난 매장은, 곧 브랜드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