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매매운떡볶이’는 극강의 매운맛이라는 콘셉트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일반적인 분식과 차별화되는 ‘맵기 단계 조절’, ‘마라·고추·불닭 베이스의 소스’ 등을 통해 매운맛 마니아층을 겨냥했고, 자극적인 메뉴 구성과 함께 SNS 바이럴 콘텐츠로 단기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브랜드는 이러한 유행에 힘입어 빠르게 가맹점을 확대했으며, 일시적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극적인 맛의 피로도, 소비자의 재방문율 저하, 동종 매장 포화 등의 문제가 겹치며 브랜드는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쪼매매운떡볶이의 사례를 통해 매운맛 전문 브랜드가 가지는 구조적 한계와 반복 소비 유도 실패를 분석한다.
매운맛, 자극적일수록 강하게 팔리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쪼매매운떡볶이는 ‘극한의 매운맛’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빠르게 주목받았다. 기본 맛보다 더 자극적인 레벨 3, 4단계 매운맛을 옵션으로 제공하면서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떡볶이”라는 인식을 심었고,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먹방 콘텐츠를 제작하며 브랜드가 바이럴되었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들은 ‘이색 체험’으로서 매운 음식을 소비하는 트렌드를 만들어갔고, 이는 매장 방문과 후기 공유를 촉진시켰다.
초기에는 메뉴 자체의 자극성이 경쟁력이었다. 고추가루, 청양고추, 마라기름, 불닭 소스 등 자극적 조미료를 혼합한 떡볶이는 입소문을 탔고, 감자튀김·주먹밥·치즈 추가 등 다양한 사이드 구성으로 고객 단가를 끌어올렸다. 쪼매매운떡볶이는 일반 떡볶이 브랜드보다 ‘맛보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포지셔닝으로 차별화되었다.
이러한 콘셉트는 가맹 창업 시장에서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적은 평수, 단순한 메뉴 구조, 적은 인력으로도 운영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규모 창업자로부터 빠른 관심을 받았고, 오픈 초기 월매출 2,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는 점포도 생겨났다. 브랜드는 이 성공 사례를 앞세워 공격적인 가맹 확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매운맛은 강렬할수록 피로감도 빠르게 온다. 소비자의 혀는 쉽게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곧 재방문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반복 소비의 구조가 없다 – 매운맛의 피로와 선택지 부족
초기엔 “이게 그렇게 맵다고?”라는 호기심이 소비를 유도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강한 매운맛은 위장을 자극하고, 한 끼 식사보다는 이벤트성 경험으로 소비된다. 쪼매매운떡볶이의 구조적 약점은 바로 이 반복 소비의 어려움이었다.
메뉴 자체가 자극적이다 보니 매일 혹은 매주 소비하기엔 피로감이 크고, 한 번 경험한 고객은 쉽게 떠났다. 또한 맵기 단계는 있지만 맛의 깊이나 조화로움보다는 단순한 자극에 집중된 소스 구성은 지속 가능한 미각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 소비자 리뷰에는 “처음엔 재밌지만, 두 번째는 괴로웠다”, “맵기 말고는 특별한 게 없다”는 피드백이 꾸준히 쌓였다.
더불어 사이드 구성 역시 다양성이 부족했다. 주먹밥, 튀김, 음료 몇 가지로 구성된 단조로운 메뉴는 소비자 기대를 빠르게 소진시켰고, 경쟁 떡볶이 브랜드들이 맛+비주얼+브런치 구성으로 확장할 때, 쪼매매운떡볶이는 기존 자극 중심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소비자는 일상적인 분식 선택지로 쪼매매운떡볶이를 떠올리지 않았고, 한두 번 경험한 뒤 더 이상 매장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매출 감소와 더불어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었다.
과포화 시장 속 운영 구조의 비효율성
떡볶이는 대표적인 분식 품목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낮다. 조리 공정이 단순하고, 기본 재료 구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쪼매매운떡볶이처럼 매운맛에만 차별화를 둔 브랜드는 경쟁 우위 유지가 어렵다. 유사 브랜드들이 ‘불X떡볶이’, ‘화끈떡’, ‘맵찔이전용’ 등의 이름으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쪼매매운떡볶이의 매운맛 포지션은 흔해졌다.
운영 면에서도 문제가 컸다. 매운맛 떡볶이는 식자재 보관과 소스 혼합 비율에 따라 맛이 쉽게 달라지는 메뉴인데, 쪼매매운떡볶이는 매뉴얼 정립이 느렸고, 가맹점별 편차가 컸다. 특히 조리자 숙련도에 따라 맛의 일관성이 크게 달라졌고, 클레임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신뢰도도 하락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자극적인 메뉴 특성상 배달 주문의 비중이 높아야 하는데, 배달 시 떡이 퍼지거나 소스가 흘러내리는 등의 이슈도 빈번했다. 배달 플랫폼 리뷰 점수 하락은 결국 노출 감소로 이어졌고, 브랜드 전반의 주문량이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이처럼 내부 운영 효율성과 품질 관리 체계의 미비는 확장 이후 유지되지 않는 브랜드 구조로 나타났고, 일부 점주는 매출 부진과 피로감으로 인해 폐점을 선택하게 되었다.
매운맛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 – 쪼매매운떡볶이가 남긴 교훈
쪼매매운떡볶이는 분명 한때는 잘나가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브랜드는 단순히 강한 인상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외식 소비는 결국 반복 소비를 전제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벤트성 자극은 ‘한 번의 소비’까지만 유효하다. 그 이상을 설계하지 못한 브랜드는 수요가 꺾일 때 바로 무너진다.
특히 떡볶이라는 품목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고,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한다. 매운맛 하나로는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하며, 소비자는 단순한 자극보다 “맛의 조화”, “신선한 재료”, “포장 퀄리티”, “SNS 공유가치” 등을 고려한다. 쪼매매운떡볶이는 유행만 좇았고, 기본이 되는 구조적 설계와 브랜드 철학은 부재했다.
또한 가맹 확장은 반드시 운영 표준화, 교육 체계, 식자재 품질 시스템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본사의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빠른 확장을 시도하면, 브랜드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쪼매매운떡볶이는 그 대표적인 사례였다.
소비자의 혀는 자극에 익숙해지기 쉽고, 익숙해진 자극은 금세 외면당한다.
이 브랜드가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자극으로는 유입을 만들 수 있지만, 지속은 결국 설계와 진정성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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