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다방 익스프레스 – 메뉴 확장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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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프렌차이즈

청년다방 익스프레스 – 메뉴 확장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이유

‘청년다방’은 통큰 떡볶이와 감성적인 매장 인테리어로 빠르게 인기를 얻은 프랜차이즈 분식 브랜드다. 특히 2~3인용 대형 철판 떡볶이에 어울리는 음료, 사이드메뉴 구성은 단순한 분식을 넘어 ‘트렌디한 외식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인식되었고, SNS 인증 문화와 맞물리며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이에 본사는 빠른 회전과 테이크아웃을 강화한 ‘청년다방익스프레스’ 모델을 론칭하며 메뉴를 대폭 확장하는 전략을 취했다.

청년다방익스프레스의 메뉴확장이 발목을 잡은 이유

하지만 이 시도는 브랜드 성장의 기회가 아닌, 오히려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소비자 피로도와 점포 운영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청년다방익스프레스의 사례는 외식 브랜드가 단기간 수익 확대를 위해 무리한 메뉴 확장을 선택할 때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분식의 진화를 이끈 청년다방의 등장과 확장 전략

청년다방은 기존 분식 프랜차이즈들과 확연히 다른 접근을 통해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단순한 떡볶이가 아닌, 고추장 크림 떡볶이, 로제 떡볶이, 불닭 떡볶이 등 감각적인 소스와 비주얼을 앞세운 ‘철판 떡볶이’ 시리즈는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이드로 제공되는 통감자튀김, 돈가스, 음료까지 구성된 메뉴는 ‘브런치 카페형 분식집’이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가능하게 했다.

SNS 마케팅도 주효했다. 철판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떡볶이와 푸짐한 사이드 메뉴는 자연스럽게 인증샷을 유도했고, 이는 곧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청년다방은 젊은 층의 모임 장소, 간단한 식사 공간, 데이트 코스로 자리매김하며 외식 공간으로서의 경험 중심 분식 브랜드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본사는 ‘익스프레스’ 형태를 도입했다. 기존보다 소형 매장에서 빠른 회전과 테이크아웃 중심 운영, 그리고 메뉴 수를 대폭 늘려 점심 식사·야식·간식까지 아우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오히려 브랜드 고유 정체성을 훼손하고, 소비자와 점주의 피로를 동시에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무리한 메뉴 확장이 브랜드 피로도를 초래하다

청년다방익스프레스는 메뉴를 기존 철판 떡볶이 외에도 덮밥, 볶음밥, 파스타, 샌드위치, 분식 도시락류로 확장했다. “간단히 먹고 가는 분식”이 아니라 “모든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메뉴판”을 지향했지만, 그 결과는 메뉴 정체성의 붕괴로 이어졌다.

소비자 입장에서 청년다방은 ‘떡볶이 맛집’이라는 선명한 인식이 있었지만, 메뉴가 늘어날수록 **“여긴 대체 뭐 하는 곳이지?”**라는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경쟁 브랜드들과 달리, 청년다방익스프레스는 메뉴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했고, 이는 곧 충성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메뉴 수가 늘어나면서 조리 효율성과 맛의 일관성도 동시에 흔들렸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레시피와 소스가 있더라도, 매장에서 다양한 메뉴를 소화하기 위해선 조리 시간 증가, 인력 스트레스, 품질 편차 발생이 불가피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사이에선 “예전만 못하다”, “맛이 들쭉날쭉하다”는 리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메뉴 확장을 통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은, 정작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강점이었던 ‘선택의 명확함’을 스스로 지워버리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운영 구조와 수익성의 붕괴 – 점주와 소비자 모두 지친다

메뉴 수의 증가는 곧 점주의 재고 부담과 운영 리스크 증가로 이어졌다. 10개 내외로 운영되던 초기 청년다방의 구조는 운영이 단순했지만, 익스프레스 모델은 30여 종의 메뉴를 다뤄야 했고, 각 메뉴에 필요한 식자재가 다르다 보니 재료 폐기율이 높아졌고, 식자재 비용도 늘어났다.

또한 메뉴별 조리 시간 차이가 크고, 복잡한 조리 순서로 인해 점심시간 등 피크타임에 회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기존의 철판 떡볶이 중심 운영 구조는 빠른 테이블 회전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었지만, 익스프레스는 여러 메뉴를 동시에 소화하려다 보니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수익률이었다. 다양한 메뉴는 가격도 천차만별이었지만, 수요는 한정되어 있어 베스트셀러 메뉴 외에는 팔리지 않는 비효율적 운영이 반복되었고, 결국 고정비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매장은 폐점 수순을 밟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 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브랜드에 대한 실망감은 소비자에게는 재방문 포기로, 예비 창업자에게는 가맹 회피로 이어졌다. 이는 전체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연결되며 청년다방익스프레스 모델은 결국 확장 실패라는 결과를 맞게 된다.

 

청년다방익스프레스가 남긴 교훈 – 메뉴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설계’다

청년다방익스프레스는 분식 브랜드가 메뉴를 확장하고 운영 방식을 바꿨을 때 어떤 함정을 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메뉴를 늘리는 것은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메시지를 설계하는 작업이어야 한다. 무엇을 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줄이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는 메뉴 수보다, 브랜드가 자신에게 무엇을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지를 원한다. 떡볶이 브랜드라면, 떡볶이를 가장 잘해야 한다. 그 안에서 파생된 경험과 감성을 확장해야지, 메뉴 카테고리를 늘려 정체성을 흐리면 결국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하는 브랜드가 된다.

청년다방익스프레스는 다양한 소비층을 끌어들이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충성도 높던 기존 고객까지 이탈시켰고, 가맹점주의 운영 피로도를 높이며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이 사례는 외식 브랜드 기획자와 창업자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준다.
메뉴 확장은 전략이 아니라, 철저히 설계된 ‘브랜드 경험 구조’로 실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