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한 프렌차이즈

🐷 미스터보쌈 – 가격 경쟁만 하다 사라진 보쌈 프랜차이즈

write3621 2025. 7. 1. 21:54

‘미스터보쌈’은 2010년대 초반, 배달 및 포장 중심의 보쌈 프랜차이즈로 빠르게 성장했던 브랜드다. 1인 세트부터 가족 세트까지 다양한 구성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가성비 보쌈’이라는 포지션을 선점했고, 외식 대신 배달·포장 수요가 늘던 시점에서 기회를 정확히 잡았다. 깔끔한 포장, 빠른 조리, 간단한 운영 방식은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브랜드는 단기 성장 이후 빠르게 하락세를 보였다. 지금은 대부분의 매장이 문을 닫았고, 대중의 기억에서도 점점 잊히고 있다.

 

가격 경쟁만 하다가 사라진 미스터보쌈

 

그 이유는 단순히 경쟁이 심해서가 아니라, 오직 가격에 의존한 구조, 품질 관리 실패, 브랜드 전략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저가 전략으로 성장한 미스터보쌈의 전성기

미스터보쌈은 “보쌈은 비싸다”는 인식을 깨며 저가 보쌈 프랜차이즈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였다. 당시만 해도 보쌈은 2인 기준 2만 원을 넘기는 고가 메뉴로 분류됐고, 대부분 오프라인 식당에서만 먹는 외식 메뉴였다. 하지만 미스터보쌈은 1만 원 초반 가격의 소포장 세트를 앞세워 혼밥, 1~2인 가구,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배달·포장 특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면서 초기 배달앱 성장 시기와 정확히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깔끔한 패키징, 다양한 구성, 빠른 준비 시간은 바쁜 일상 속 한 끼 식사로 보쌈을 소비하는 데 매우 적합했다. 메뉴는 돼지고기 보쌈을 중심으로, 쌈 채소, 무말랭이, 새우젓, 쌈장, 김치 등을 정형화해 구성했고, 본사의 납품 시스템으로 일정 수준의 품질 유지가 가능했다.

창업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고, 주방 운영이 단순했기 때문에 1인 운영도 가능한 구조였다. 이러한 조건은 소자본 창업자에게 높은 매력으로 작용했고, 단기간 내 200호점 이상으로 급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 급성장은 동시에 브랜드의 가장 큰 약점도 함께 키우게 된다. 그것은 바로 ‘가격’이라는 한 가지 무기에만 의존한 전략이었다.

 

품질 저하와 가격 한계 – 반복 구매를 막은 구조

미스터보쌈은 처음에 ‘싸고 괜찮은 보쌈’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반복 구매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가격은 낮았지만, 품질이 따라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기의 질, 반찬의 신선도, 쌈채소의 상태 등이 점포마다 들쭉날쭉했고, 본사 공급 제품의 품질도 점차 떨어졌다는 점주들의 불만이 커졌다.

특히 배달 과정에서의 포장 파손, 김치의 발효 문제, 고기의 냉장 상태 등은 직접적인 클레임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고객 이탈로 연결되었다. 저가 메뉴는 소비자 기대치가 낮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성비”라는 조건 하에 기대치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면 가장 빠르게 외면받는 구조다.

또한, 메뉴 구성이 단조로웠고, 신메뉴나 계절 한정 구성 등이 부족해 반복 소비를 유도할만한 요소가 없었다. 기존 보쌈+국수+떡볶이 같은 세트 구성은 시간이 지나며 식상함을 유발했고, 경쟁 브랜드가 프리미엄 보쌈, 수육 플래터, 쌈밥 도시락 등을 앞세우는 동안 미스터보쌈은 변화 없이 정체돼 있었다.

그 결과, “한 번쯤은 시켜볼 만하지만, 다시 먹고 싶진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점주 입장에서도 원가 상승과 마진 저하에 시달리며 장기 운영이 어려워졌다.

 

브랜드 전략 부재 – 저가 외엔 남지 않은 이미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선 단순한 콘셉트 외에도 브랜딩, 고객 경험, 감성적 연결 요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스터보쌈은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구축하지 못했다. 이름은 캐주얼하지만 브랜딩은 평범했고, BI, 슬로건, 디자인, 광고 등에서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소비자 기억에 남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감성적 요소와 감각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미스터보쌈은 대부분의 마케팅을 할인과 가격 프로모션에 의존했다. SNS 채널 운영, 리뷰 관리, 인플루언서 마케팅, 유튜브 콘텐츠 등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는 MZ세대 소비자와의 접점 단절로 이어졌다.

반면, 경쟁 브랜드는 스토리텔링과 마케팅 차별화를 적극 활용했다. 예를 들어 ‘수육을 8시간 이상 삶았다’, ‘직접 볶은 김치만 사용한다’ 같은 콘텐츠는 소비자의 감성적 만족을 자극했다. 반면, 미스터보쌈은 아무런 이야기도 전달하지 못했고, 결국 “싼 보쌈집”이라는 기능적 이미지에만 머물렀다.

그 결과,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약화되었고, 배달앱 내 평점과 리뷰 수도 점점 감소하면서 플랫폼 내 노출도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미스터보쌈의 몰락이 남긴 교훈 – 가격은 진입 전략일 뿐이다

미스터보쌈의 사례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얼마나 쉽게 ‘가격’이라는 무기에 의존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분명히 가격은 강력한 유인 요소다. 하지만 가격은 진입 전략이지, 유지 전략이 될 수 없다. 고객은 결국 가격 이상의 ‘경험’을 요구하며, 그 경험은 맛, 포장, 서비스, 브랜드 감성, 반복 구매 동기로 완성된다.

미스터보쌈은 이 구조를 설계하지 못한 채 매장 수 확장과 가격 경쟁에만 몰두했다. 결국 본사-가맹점 간의 갈등, 소비자의 실망, 브랜드 피로가 복합적으로 겹치며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되었다.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경험, 품질 관리 시스템, 콘텐츠 중심의 브랜딩 전략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지금 미스터보쌈은 과거의 인지도나 영향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일부 지역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새로운 고객층 유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예비 창업자라면 이 사례를 통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가격으로 들어갈 수는 있어도, 품질과 브랜드로 살아남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