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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프렌차이즈

죠샌드위치 – 메뉴 유사성과 감성 마케팅 실패

‘죠샌드위치(Joe Sandwich)’는 간편한 아침 식사, 가벼운 점심 한 끼로 인기를 끌며 2020년을 전후해 빠르게 확산된 소형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테이크아웃에 적합한 메뉴 구성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친근한 느낌의 매장 콘셉트가 초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죠샌드위치의 마케팅 실패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유사 브랜드의 대거 등장, 샌드위치 제품의 식상함, 그리고 ‘감성’이 중심이 되어야 할 소형 브랜드 특성상 브랜딩 실패가 겹치면서, 죠샌드위치는 빠르게 존재감을 잃게 되었다. 이 글은 죠샌드위치가 왜 지속적인 성장을 하지 못했는지, 메뉴 전략과 브랜드 감성 설계 측면에서의 실패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간편한 포맷과 가격으로 빠르게 자리 잡은 초창기

죠샌드위치는 카페형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12인 소형 매장 중심, 간편한 테이크아웃 위주의 운영 모델로 창업 진입장벽이 낮았다. 메뉴는 계란, 햄, 참치, 감자, 베이컨 등 누구에게나 익숙한 재료를 조합해 만든 샌드위치를 중심으로 구성됐고, 가격대는 2,8004,000원 선으로 설정해 커피와 함께 가볍게 끼니를 때우려는 소비층의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했다.
특히 ‘길거리 토스트’와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사이의 틈새를 공략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홍루이젠이 대만식 샌드위치로 유행을 끌던 시기에, 죠샌드위치는 좀 더 한국적인 토스트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포장과 브랜딩을 통해 도시형 간편식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SNS 인증샷, 리뷰 플랫폼, 배달 앱 등에서 ‘가성비 샌드위치’로 주목을 받았고, 주거지 상권, 대학가, 역세권 상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가맹점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성공의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콘셉트의 단순성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며 그 단순함은 ‘특색 없음’이라는 결과로 돌아오게 된다.

 

유사 브랜드의 범람과 메뉴 차별화 실패

샌드위치는 재료가 제한적이고 조리 구조가 간단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 카테고리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죠샌드위치가 성장하던 시기에 다수의 유사 브랜드가 동시에 생겨났고, 대부분 비슷한 가격과 거의 동일한 메뉴 구성을 제공했다. 소비자로서는 ‘어디서 먹어도 비슷하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는 곧 브랜드 충성도 약화로 이어졌다.
문제는 죠샌드위치가 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메뉴의 개발 주기는 길었고, 기존 메뉴의 재조합 수준에 머무르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 디저트 라인업, 시즌 한정 메뉴, 채식 기반 메뉴 등 시장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카테고리에도 진입하지 않았고, 브런치 트렌드와도 연결 고리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소비자는 죠샌드위치를 하나의 선택지로 인식하지 않고, 그냥 ‘샌드위치 하나 시켜 먹는 곳’ 정도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차별성이 없는 브랜드는 기억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는 브랜드는 반복 구매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감성 설계 실패 – 브랜딩이 없는 브랜드의 한계

죠샌드위치는 본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의 차별점을 ‘작지만, 감성적인 공간’에서 찾고자 했다. 하지만 현실의 매장은 좁고 간소한 구조였으며, 인테리어나 조명, 브랜딩 포인트가 부족해 소비자에게 인상적인 공간 경험을 주지 못했다. 대부분 매장은 가성비 토스트 판매장처럼 운영되었고, 브랜드가 강조하려던 ‘감성적인 식사 공간’은 설계되지 않았다.
또한 온라인 마케팅 측면에서도 약점이 드러났다. SNS 콘텐츠는 단순히 메뉴 사진 위주의 업로드에 그쳤고, 브랜드 스토리, 인플루언서 협업, 굿즈 마케팅 등 소형 브랜드가 반드시 활용해야 할 감성 마케팅 전략이 부재했다. 감성 소비에 익숙한 MA 세대를 겨냥한다면, 브랜드는 먹는 것 외에도 ‘보는 것’, ‘공유하는 것’, ‘소장하는 것’까지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홍루이젠이 감성 패키지, 한정판 음료, 배달포장 박스 등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장한 데 반해, 죠샌드위치는 감성적인 아이덴티티를 콘텐츠로 연결하지 못하고 그저 제품만 판매하는 구조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죠샌드위치는 '싼 샌드위치'라는 인식을 넘지 못했고, 브랜드로서의 팬층 확보에 실패하면서 빠르게 정체 상태에 들어서게 되었다.

 

샌드위치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한 조건 – 기능에서 감성으로

샌드위치는 구조적으로 단가가 낮고, 조리 간편성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진입장벽도 낮은 상품이다. 죠샌드위치가 성공을 지속하지 못한 이유는, 이 단순한 제품에 차별성과 감성을 입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뉴가 아니라 브랜드가 기억되어야 하는 시대에, 단순한 ‘제품 판매’로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지금은 누구나 토스트를 만들 수 있고, 어디서든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메뉴 외에도 매장 콘셉트, 포장 방식, 음료와의 조합, SNS 콘텐츠 등 전방위적인 고객 경험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죠샌드위치는 기능적 효율성만 강조했지, 감성적 설계는 소홀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점점 이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게 되었고, 가맹점주들도 수익성이 떨어지며 폐점을 선택하게 되었다.

샌드위치 브랜드의 성공 여부는 결국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이 브랜드에서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죠샌드위치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