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반하다’는 한때 대한민국 거리 곳곳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던 저가 커피 브랜드 중 하나였다. 테이크아웃 전용 커피숍 형태로 시작해 1,500원 아메리카노, 2,000원대 라떼라는 파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급성장했고, 전국에 500개가 넘는 매장을 단기간 내 확보하며 가성비 커피 시장을 주도했다. 브랜드명에서도 느껴지는 감성 마케팅, 직관적인 메뉴 구성, 저렴한 창업비용은 예비 점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오랜 시간 버티지 못했다.
현재 커피에반하다 매장 수는 급격히 감소했으며, 소비자 인식에서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그 몰락의 원인은 단순히 경쟁 심화가 아니라, ‘가격’ 외에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설계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에 있었다.
초저가 커피의 선두주자 – 거리마다 생기던 파란 간판
커피에반하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격’을 무기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브랜드였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등 고가의 브랜드가 주를 이루던 시절, 이 브랜드는 1,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며 소비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출근길 직장인, 등굣길 학생 등 빠른 테이크아웃을 원하는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주요 상권마다 빠르게 입점했다.
테이크아웃 전문 구조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했고, 간소한 인테리어와 무인 키오스크 시스템 도입은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일부 매장은 키오스크 한 대와 바리스타 1인만으로 운영되기도 했고, 이는 초기 매출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모델로 받아들여졌다.
브랜드명 ‘커피에반하다’는 감성적인 네이밍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했고, 매장 외관도 눈에 띄는 블루톤 컬러로 통일해 시각적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 고객들은 ‘싼데 맛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졌고, 그 결과 가맹점 수는 2~3년 만에 수백 곳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성공은 지나치게 ‘가격’에 의존한 모델이었고, 그 기반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릴 수 있었다.
가성비의 함정 – 품질 논란과 브랜드 신뢰 하락
커피에반하다가 처음부터 고급 커피를 표방한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소비자의 기대 수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커피 소비자들은 점점 더 원두의 품질, 추출 안정성, 비주얼, 패키징 등 세부 요소를 따지기 시작했으며, 커피에반하다는 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커피 맛의 일관성 부족이었다. 동일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매장마다 맛이 달랐고, 추출 상태나 농도 차이가 심하다는 리뷰가 늘어났다. 이는 본사의 품질 통제 시스템이 미비했기 때문인데, 본사에서 일관된 원두나 추출 기기 세팅을 제공하지 않았고, 교육 역시 부족했다는 가맹점주의 불만도 많았다.
여기에 일부 매장에서는 위생 상태 문제, 미세플라스틱 컵 사용 등 부정적인 이슈가 확산되면서 브랜드 전체에 대한 신뢰도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브랜드 관리’는 뒤처졌고, 결국 저가 커피 브랜드라는 인식만 남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소비자는 “차라리 500원 더 주고 다른 브랜드 커피를 사 마시겠다”는 선택을 하기 시작했고, 이는 점주 수익 악화, 고객 이탈로 이어져 폐점이 줄줄이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차별화 부족과 트렌드 대응 실패
커피에반하다는 ‘가성비 커피’라는 타이틀 외에 다른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였다. 경쟁 브랜드들이 MZ세대를 겨냥한 시즌 한정 음료, 디저트 라인업, 브랜드 협업, SNS 바이럴 콘텐츠 등으로 브랜딩을 강화할 때, 커피에반하다는 메뉴 혁신이 거의 없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바닐라라떼 같은 기본 메뉴 외에 특별한 선택지가 없었고, 음료 비주얼이나 트렌디한 요소가 결여돼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에서의 콘텐츠 확산이 어려웠다. 결국 브랜드는 소비자 경험을 자극하지 못했고, 재미나 감성 대신 ‘그냥 싼 커피’라는 인식만 남게 되었다.
포장 디자인, 로고, 슬로건 등 브랜딩 요소도 시대에 맞게 리뉴얼되지 않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오래된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심지어 경쟁 저가 브랜드들이 자체 앱, 멤버십, 쿠폰 제공 등 디지털 채널을 적극 활용할 때도 커피에반하다는 이런 흐름에 뒤처졌다.
그 결과, 브랜드 충성도가 약해졌고, 고객은 가격 외엔 남은 게 없는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외면하게 되었다. 가격이 무기가 되려면, 적어도 가격 외에도 기억에 남을 ‘경험’이나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커피에반하다는 완전히 실패한 셈이었다.
커피에반하다의 몰락이 남긴 교훈 – 가격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커피에반하다는 저가 커피 시장을 선점한 첫 주자 중 하나였고, 성공적인 창업 모델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브랜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비자는 결국 ‘가격 대비 가치’를 평가하며, 브랜드는 이 기대를 넘겨야만 살아남는다.
운영 효율성, 품질 관리, 고객 경험, 마케팅 역량, 메뉴 개발… 이 모든 것이 브랜드를 유지하는 구조다. 커피에반하다는 그 구조를 만들기 전에 확장에만 몰두했고, 결과적으로는 고객 이탈, 브랜드 피로, 가맹점 수익 악화라는 3중고에 빠졌다.
지금 커피에반하다는 과거의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만 매장이 남아 있다. 예비 창업자나 프랜차이즈 운영자는 이 브랜드의 몰락을 통해 ‘가격은 시작일 뿐이며, 지속 가능성은 시스템과 고객 경험에서 결정된다’는 본질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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