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떡볶이’는 대한민국 분식 프랜차이즈 중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전통 분식 메뉴인 떡볶이, 순대, 튀김에 세련된 매장 디자인과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결합해 “프리미엄 분식”이라는 개념을 정착시켰고, 특히 젊은 세대와 직장인에게 일상적인 외식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본사는 점심 시장 공략과 배달 효율 극대화를 위해 ‘컵밥’이라는 새로운 메뉴군을 론칭하며 제품군 다각화 전략을 시도하게 된다.
떡볶이 중심에서 벗어나 도시락형 밥 메뉴까지 포괄하려는 이 전략은 초기엔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훼손하고 소비자 충성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흐르며 철수 수순을 밟게 된다. 이 글은 죠스떡볶이 컵밥 사업이 실패에 이른 이유를 브랜드 포지셔닝, 소비자 반응, 운영 시스템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죠스떡볶이의 핵심 성공 전략 – 프리미엄 분식의 정체성
죠스떡볶이는 단순한 떡볶이 브랜드가 아니었다. 저렴한 이미지의 기존 분식집과는 달리, 깨끗한 매장, 정제된 메뉴 구성, 통일된 포장 디자인 등을 통해 전통적인 길거리 음식에 ‘브랜드 가치’를 부여했다. 그 결과, “떡볶이도 외식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특히 20~30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한 도심 상권에서의 입지는 매우 강했다. 메뉴 가격은 일반 분식점보다 높았지만, 위생, 서비스, 분위기라는 세 가지 요소에서 우위를 확보했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층을 만들어냈다. 순대, 튀김, 어묵 등은 조연이 아니라 떡볶이와의 ‘시너지 메뉴’로 구성되며 단품 중심의 회전율 높은 매장 구조가 구축되었다.
즉, 죠스떡볶이는 분식을 간편식에서 외식으로 끌어올렸고, 그 자체로 브랜드 정체성을 완성했다. 이처럼 명확한 포지셔닝 덕분에 브랜드는 확장과 안정적인 매출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컵밥 출시 – 수요 대응인가, 방향 상실인가?
브랜드 확장 초기, 컵밥 도입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었다. 직장인 점심 수요를 잡기 위해선 탄수화물 위주의 분식 외에 ‘밥’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고, 기존 매장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험 가치는 충분했다. 실제로 컵밥 런칭 초기에는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점심 매출이 오른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브랜드 철학과 소비자 기대 사이의 간극이었다. 죠스떡볶이를 찾는 소비자는 ‘떡볶이 중심의 분식 경험’을 기대하는데, 밥 메뉴는 브랜드의 핵심 상품군과 결이 달랐다. 컵밥이 등장하면서 기존 핵심 메뉴의 주목도가 낮아졌고, 일부 고객은 “죠스떡볶이에서 굳이 밥을 먹을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메뉴 구조상 컵밥은 조리 공정이 복잡하고 회전율이 낮으며 원재료 관리가 까다로운 품목이었다. 이는 죠스떡볶이의 기존 장점이었던 ‘간편성과 빠른 회전’이라는 운영 효율성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포장·배달 시에도 소스가 넘치거나 밥이 눅눅해지는 문제가 발생하며 리뷰 평점이 하락했다.
즉, 컵밥은 고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였지만, 오히려 기존 고객의 기대를 벗어나면서 브랜드에 혼란만 가중시켰다.
시스템 부적합과 운영 부담 – 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외면받다
컵밥 메뉴는 분식과는 전혀 다른 운영 시스템을 필요로 했다. 고기류, 채소류, 소스류가 늘어나면서 식자재 관리, 유통기한, 보관 공간 등의 문제가 증가했고, 일부 가맹점은 “기존 메뉴보다 2배 이상 손이 간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불어 컵밥은 ‘조리형 제품’에 가까워, 기존 분식 메뉴처럼 반조리 상태로 본사에서 공급하는 방식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매장 간 맛의 편차가 발생했고, 가맹점마다 품질과 양, 가격에 대한 고객 평가가 갈리면서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배달 서비스에서도 컵밥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튀김이나 순대는 포장 후에도 식감 유지가 가능하지만, 컵밥은 시간이 지나면 식감과 맛이 크게 저하되었다. 특히 소스와 밥이 분리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매장에서 일체형으로 제공되면서 “밥죽 같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이처럼 운영 복잡성과 만족도 저하가 동시에 발생하자, 많은 점주가 컵밥 메뉴를 자발적으로 제외하거나, 매뉴얼과 다른 방식으로 조리하는 사례가 늘었다. 결국 본사는 컵밥 메뉴 전면 철수 또는 권장 중단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
브랜드 본질을 잃은 확장은 독이 된다
죠스떡볶이 컵밥 철수 사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확장을 시도할 때 ‘브랜드 본질’과 ‘운영 시스템’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단순히 점심 수요가 있으니 밥을 팔자는 전략은, 브랜드를 일관되게 지켜온 기존 고객에게 혼란만 안겨주게 된다.
죠스떡볶이는 분명 ‘떡볶이 중심의 분식 전문 브랜드’로서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었다. 소비자는 그 정체성에 반응한 것이고, 점주는 그 시스템에 투자한 것이다. 컵밥은 이 균형을 깨트린 전략이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신뢰를 해치고 운영 피로도를 높이며 양쪽 모두를 잃는 결과를 만들었다.
브랜드는 변해야 하지만, 그 변화는 핵심 가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체성을 흐리는 확장은 결국 철수와 리셋이라는 더 큰 리스크를 불러온다.
이 사례는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무엇을 더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지킬지를 먼저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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