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닭강정’은 강원도 속초의 대표 먹거리이자,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지역 맛집 브랜드였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현장에서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고, “속초에 가면 꼭 사야 할 음식”으로 자리잡으며 지역 기반 외식 브랜드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았다. 이에 만석닭강정은 전국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직영몰을 론칭하고 배송 판매를 확대했지만, 이 시도는 오히려 브랜드 가치 하락과 고객 불만 증가로 이어졌다.
그 결과, 온라인에서의 평판은 악화되었고, 오프라인 명성까지 영향을 받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 사례는 ‘현장 경험 기반 지역 맛집’이 단순히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확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브랜드 경험과 제품 품질, 운영 구조가 함께 따라오지 않으면,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된다는 경고다.
강한 현장 경험 – ‘속초 맛집’에서 전국 브랜드로
만석닭강정은 오랜 시간 지역 내에서 입소문을 탄 브랜드였다.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양념과 튀김의 바삭함, 넉넉한 양, 그리고 유니크한 포장 방식이 조화를 이루며, 강원도 속초의 관광 상품처럼 자리 잡았다. 특히, 바닷가 근처에서 줄을 서서 구매해야만 했던 ‘한정된 접근성’은 오히려 브랜드 희소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방문객은 만석닭강정을 먹기 위해 1시간 이상 대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기다림마저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이는 단순한 음식 판매를 넘어서, 여행지의 ‘필수 코스’로 포지셔닝되었고,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성공은 자연스럽게 ‘직접 가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소비자 수요로 이어졌고, 만석 측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직영몰 운영과 택배 판매 시스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문제의 씨앗이 싹텄다. 브랜드가 온라인 시장을 과소평가하고, 배송형 제품의 본질적인 재구성을 고민하지 않은 채 유통을 확장하면서, 소비자 만족도는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판매의 한계 – 품질 저하와 고객 경험 붕괴
현장에서 갓 튀겨진 닭강정은 뜨거운 김이 서서히 양념에 스며들며 특유의 식감을 만든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냉장 또는 냉동 상태로 배송되고, 해동 후 재조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만석닭강정이 갖고 있던 핵심 가치인 바삭함과 양념의 조화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를 고객에게 충분히 안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객은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기억을 기대하며 제품을 주문했지만, 실제 수령한 제품은 식감과 향, 비주얼, 전체적인 만족도 면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이에 따른 불만은 리뷰와 커뮤니티,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현장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다”, “실망스럽다”, “냉동 치킨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또한 배송 포장 상태, 유통기한, 해동 후 조리 방식 안내 등의 디테일에서도 부족함이 드러났다. 제품 자체보다 ‘고객이 느끼는 전 과정의 경험’이 너무나도 평이하고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이처럼 오프라인에서는 강력한 감성 자극과 여행지 경험이 결합되어 있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 감성이 완전히 탈색되며 제품만 남게 되었고, 그 제품은 예상보다 평범했다.
결국 고객은 동일한 가격에 기대 이하의 품질을 경험하며 실망하게 되었고, 이는 재구매율 저하와 온라인몰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브랜드 피로와 대응 실패 – 평판은 빠르게 무너진다
초기에는 “속초에 가지 않아도 만석닭강정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졌지만, 부정적 후기가 누적되자 브랜드는 빠르게 피로 현상에 직면했다. 문제는 고객 불만에 대한 본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매우 형식적이고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닭의 크기가 작다”, “포장 상태가 엉망이다”, “배송 지연이 심하다”는 후기에도 사과보다 변명에 가까운 대응, 혹은 자동화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고객 신뢰를 더 떨어뜨렸다.
또한 일부 소비자는 구매 후 품질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교환이나 환불 정책이 엄격하고 복잡해 소비자 친화적이지 못한 절차가 불편함을 가중시켰다. 이러한 대응은 단순한 품질 이슈보다 더 큰 타격을 줬고, 브랜드의 이미지 자체를 흔들었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 모든 온라인 부정적 인식이 결국 오프라인 매장 경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부 소비자는 온라인 경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방문을 포기하거나, “그 브랜드 별로야”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이는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만석닭강정이 남긴 교훈 – 온라인 확장은 ‘재설계’가 전제돼야 한다
만석닭강정은 지역 기반 브랜드가 어떻게 전국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그러나 그 성공을 온라인에 단순히 ‘복제’하려 한 점은 명백한 전략적 실수였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감각을 복원받기를 기대한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제품 자체의 재구성은 물론, 패키징, 설명서, 리뷰 관리, CS 응대, 배송 UX까지 경험 전체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만석닭강정은 이 과정을 생략했고, 브랜드 파워에만 의존해 시장을 장악하려다 실패했다.
더불어 이 사례는 ‘전국구 맛집이 되는 것’과 ‘온라인 브랜드가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브랜드가 쌓아온 현장 경험은 온라인에서 작동하지 않으며, 온라인은 그만의 설계와 시스템, 감각적 표현이 필요하다.
지금도 많은 지역 맛집들이 온라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만석닭강정의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할 이유다.
브랜드를 온라인에 옮긴다는 건, 단순한 유통이 아니라 ‘경험을 다시 디자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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