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한 프렌차이즈

🍗 죠킨치킨 – 닭강정+튀김 조합으로 주목받았지만 사라진 이유

write3621 2025. 6. 30. 00:12

죠킨치킨은 2010년대 중반, 닭강정과 튀김을 결합한 신개념 치킨 브랜드로 등장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끌었다. 분식의 캐주얼함과 치킨의 중독성, 그리고 1인 배달 최적화 구조를 앞세워 수백 개의 가맹점을 유치하며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특유의 B급 감성 네이밍과 달콤한 양념 치킨 소스, 즉석 조리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브랜드는 단기간의 흥행 이후 빠르게 정체를 겪었고, 현재는 매장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며 시장에서 점차 잊혀진 이름이 되고 있다.

죠킨치킨, 주목받았지만 사라진 이유

 

 

죠킨치킨의 실패는 단순한 유행의 종료가 아니라, 유행을 구조로 착각한 전략적 오판과 브랜드 본질 미정립의 결과였다.

 

닭강정의 대중화 – ‘간식 같은 치킨’ 전략의 성공

죠킨치킨의 초창기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신선했다. 전통적인 치킨 브랜드들이 전기구이, 뼈 있는 후라이드, 양념 치킨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죠킨치킨은 ‘닭강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닭강정 전문점이 전통시장 중심 소상공인이 운영하던 형태였다면, 죠킨치킨은 이를 프랜차이즈화하고, 메뉴 구성을 ‘닭강정+튀김 세트’로 확대했다.

특히 1인분 구성이 가능한 ‘소포장’ 치킨, 밥과 함께 먹는 덮밥류, 간편 포장 시스템 등은 당시 배달 시장이 커지기 전부터 혼밥·간편식 트렌드를 잘 반영한 전략이었다. 여기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대학가, 오피스 상권을 적극 공략하면서 단기간에 300호점 이상으로 확장되었다.

메뉴 자체의 조리 난이도도 낮았기 때문에 점포당 운영 부담이 적었고, B급 감성을 살린 캐릭터 마케팅과 유쾌한 브랜드 네이밍(예: 죠킨박스, 죠킨세트)도 SNS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초기 창업자 입장에서는 소자본으로 치킨 업종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였고, 소비자는 “치킨보다 가볍고 분식보다 든든한 메뉴”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죠킨치킨은 닭강정이라는 틈새 아이템을 대중화하며 단숨에 프랜차이즈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단조로운 메뉴 구성과 맛의 정체 – 고객 이탈의 시작

죠킨치킨의 핵심 메뉴는 닭강정이었고, 이 메뉴의 경쟁력은 ‘달콤함’과 ‘튀김의 식감’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는 빠르게 질린다. 달콤한 양념은 중독성은 있지만 지속적인 만족감을 주기엔 부족했고, 메뉴 구성 자체가 너무 단조로웠다. 닭강정, 감자튀김, 만두튀김, 쌀떡튀김 등의 반복적인 조합은 처음엔 신선했지만, 재방문율을 이끌어내기엔 변화가 부족했다.

더 큰 문제는 메뉴별 맛 품질의 일관성 부족이었다. 닭강정은 즉석 조리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매장에서는 튀김을 미리 준비하거나, 소스와 고기의 비율이 매번 달라 ‘매장마다 맛이 다르다’는 소비자 불만이 발생했다. 이는 곧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한, 기존 치킨 브랜드들이 다양한 소스 라인업, 사이드 메뉴 확대, 프리미엄 치킨 등으로 시장을 세분화할 때, 죠킨치킨은 메뉴 개발 속도가 매우 느렸다. 여전히 기존 닭강정 위주의 메뉴에 머무르면서 소비자 니즈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마라, 로제, 트러플, 킹크랩 치킨 등 다양한 트렌드가 빠르게 등장하던 시점에, 죠킨은 구시대의 메뉴에 고착되어 있었다.

 

운영 효율성의 한계 – 가맹점 수익성 악화

초기 죠킨치킨은 ‘소규모 배달 매장’이라는 콘셉트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줄이고, 간단한 조리 시스템을 통해 점주 수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실제로 초반엔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배달 시장 경쟁 심화와 원자재 비용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닭강정은 재료 단가 대비 마진율이 낮은 편에 속하고, 메뉴가 단조로울수록 객단가 상승이 어렵다. 게다가 경쟁 브랜드는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 광고력 등을 바탕으로 배달앱 상단 노출을 장악했는데, 죠킨은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자원이나 본사 지원이 부족했다. 결국 배달 중심 매장은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점포당 수익성은 급격히 나빠졌다.

이때 본사는 가맹점주들의 고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재계약 시 브랜드 리뉴얼이나 마케팅 지원이 약했고, 메뉴 원가 인상분을 점주가 떠안는 구조가 계속되었다. 이런 운영상의 불만은 해지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폐점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죠킨치킨의 몰락이 남긴 교훈 – 트렌드는 구조가 아니다

죠킨치킨은 분명 좋은 출발을 한 브랜드였다. 닭강정이라는 틈새를 브랜드화했고, 간편식과 혼밥 트렌드를 읽어냈으며, 저렴한 창업 비용으로 단기간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본질은 한 번의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과 소비자 충성도 확보에 있다. 죠킨치킨은 여기에 실패했다.

한 메뉴에 의존한 브랜드는 메뉴 트렌드가 바뀌는 순간 위기를 맞는다. 닭강정이 지겹다는 소비자의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메뉴 확장이나 브랜드 리프레시 전략도 부족했다. 운영 효율성은 창업 초기에는 강점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되었다.

지금 죠킨치킨은 과거에 비해 매장 수가 크게 줄었고, 브랜드 검색량도 현저히 낮아졌다. 예비 창업자라면 이 브랜드를 통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외식 브랜드는 트렌드 위에 서야 하지만, 트렌드에 기대선 안 된다. 트렌드는 고객을 데려오고, 구조는 고객을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