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한 프렌차이즈

🍙 얌샘김밥 – 실속형 분식 브랜드의 쇠퇴 원인

write3621 2025. 7. 2. 23:52

‘얌샘김밥’은 실속형 분식 프랜차이즈의 대표 주자로 한때 전국 300여 개 이상 가맹점을 운영하며 분식 업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2천 원대 기본 김밥부터 다양한 프리미엄 김밥과 분식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학생, 직장인, 1인 가구 등 폭넓은 타깃층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얌샘김밥의 쇠퇴 원인

 

그러나 2020년대에 접어들며 얌샘김밥은 점차 소비자의 기억에서 잊혀졌고, 매장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단순히 경쟁 브랜드 증가 때문만이 아니라, 브랜드 리뉴얼 부재, 품질 관리 실패, 변화에 둔감한 운영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가성비 분식의 선두주자 – 얌샘김밥의 전성기 요인

얌샘김밥은 ‘김밥천국’류의 기존 분식점과 달리 깔끔한 매장, 정형화된 메뉴 구성, 저렴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춘 제품으로 실속형 외식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초창기엔 김밥 1줄 2,000~2,500원, 라면, 떡볶이, 튀김 등의 사이드 메뉴도 타 브랜드 대비 저렴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또한 얌샘은 ‘일반 김밥 + 프리미엄 김밥’의 이중 전략을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고, ‘참치치즈김밥’, ‘매운멸치김밥’, ‘불고기김밥’ 같은 메뉴는 한 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는 특히 점심 시간 직장인 수요와 저녁시간 야식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강점이 되었다.

운영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졌다. 매뉴얼화된 조리 시스템과 중앙 공급 방식으로 창업자가 조리 경험이 없더라도 쉽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고, 배달 서비스에도 비교적 빨리 진입해 외부 수요를 흡수했다. 이에 따라 얌샘김밥은 빠르게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했고, 실제로 한때 김밥 전문점 중 점포 수 기준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브랜드는 이 성공에 안주했고, 소비자의 기대치가 달라지는 동안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서 점점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브랜드 리뉴얼 부재 – 변화하지 않는 브랜드는 외면받는다

얌샘김밥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의 고착화된 이미지였다. 메뉴판, 로고, 인테리어, 광고 문구 등 대부분의 요소가 2010년대 중반 이후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소비자에게 ‘오래됐다는 느낌’을 주었고, 점점 더 감각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에게 매력을 잃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경쟁 브랜드들은 다양한 리브랜딩 시도를 통해 ‘가성비 분식’이라는 본질은 유지하되, 트렌드에 부합하는 감성을 입혀 MZ세대와의 접점을 확장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바르다김선생’, ‘갓덴김밥’, ‘롤링파스타+김밥’ 등은 BI 리뉴얼, 메뉴 비주얼 개선, SNS 바이럴 콘텐츠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현대화했다. 반면 얌샘은 오래된 간판, 정체된 메뉴 구성, 감성 없는 브랜딩으로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점차 제외되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의 청결이나 관리 상태도 문제였다. 일부 점포는 인테리어나 테이블 상태, 조리 위생 등에서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싼 맛에 한 번 먹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화되었다. 브랜드는 스스로를 새롭게 정의하지 못한 채, 점차 외식 시장에서 묻혀갔다.

 

품질 편차와 반복 구매율 하락 – 단골을 만들지 못한 시스템

프랜차이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디서 먹든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얌샘김밥은 중앙 공급 방식과 조리 매뉴얼을 갖추고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매장 간 품질 차이가 극심했다. 일부 매장은 재료가 신선하지 않거나, 밥의 상태가 들쭉날쭉했으며, 반찬이 적게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불만은 특히 배달 서비스에서 더욱 부각되었다. 사진과는 다른 비주얼, 덜 익은 튀김, 눅눅한 김밥, 내용물 부실 등의 문제는 소비자의 재주문을 막는 장애 요인이 되었다. 브랜드는 메뉴 자체의 구조를 바꾸거나, 품질 체크 시스템을 강화해야 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느렸고 점주와 본사 간 마찰도 잦았다.

게다가 신메뉴 개발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반복 구매를 자극할 요소가 부족했다. 트렌디한 메뉴 도입, 이색 김밥 구성, 시즌 한정 메뉴 같은 마케팅 장치가 부재했고, 이는 고객 충성도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고객 입장에서는 “맛은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이는 브랜드 이탈로 이어졌다.

 

얌샘김밥이 남긴 교훈 – 실속형 브랜드일수록 더 유연해야 한다

얌샘김밥의 쇠퇴는 단순히 분식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브랜드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소비자의 감성과 니즈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실속이라는 과거의 무기에만 기대어 운영했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다.

‘가성비’는 브랜드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유지 전략이 될 수는 없다. 특히 지금의 소비자는 가격뿐 아니라 비주얼, 경험, 감성,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얌샘김밥은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신규 고객 유입이 줄고, 기존 고객의 재방문도 감소하면서 프랜차이즈는 자연스럽게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얌샘김밥은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남아 있으며, 점포 수 기준으로도 한창때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예비 창업자라면 이 사례를 통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가성비로 승부한 브랜드일수록,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끊임없이 재정의돼야만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