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죠스떡볶이 – 전국 떡볶이 1위 브랜드의 쇠퇴 원인
죠스떡볶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분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 중 하나였다. ‘매운 떡볶이’라는 익숙한 메뉴를 세련된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며, 전국 1,000호점 이상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고, 단순한 분식이 아닌 ‘외식 브랜드’로 재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재 죠스떡볶이는 과거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다. 매장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소비자의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
경쟁 브랜드가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더 큰 원인은 내부 구조의 정체, 가격 인상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브랜드 전략의 한계에 있다. 지금부터 죠스떡볶이가 쇠퇴하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프리미엄 분식의 선두주자 – 죠스떡볶이의 급성장 배경
죠스떡볶이는 기존 분식 브랜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섰다. 기존의 분식집이 허름하고 낡은 이미지였던 반면, 죠스떡볶이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 브랜드화된 메뉴 구성, 정제된 포장 시스템을 통해 **‘깔끔한 프랜차이즈 분식’**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매운 떡볶이’와 ‘쌀떡’, ‘통오징어 튀김’, ‘부산식 어묵’이라는 조합은 그 당시엔 신선하고 참신하게 받아들여졌다.
‘어린이 간식’에서 벗어나 직장인 점심, 대학생 야식, 가족 외식 메뉴로 자리 잡으며, 죠스떡볶이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중 하나가 되었다. 브랜드는 ‘죠스’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감각적인 BI와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했고, 가맹 문의도 폭증했다. 비교적 좁은 면적에서도 매출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창업 시장에서도 매력적이었다.
특히 죠스떡볶이는 포장과 배달 구조가 잘 갖춰져 있어, 코로나 이전에도 ‘테이크아웃 강자’라는 포지셔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그 결과 전국 주요 상권은 물론이고 지하철 역사, 학교 앞, 병원가 등에도 빠르게 입점할 수 있었고, 매장 수는 정점을 찍으며 ‘떡볶이 프랜차이즈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였다.
브랜드는 컸지만, 메뉴는 정체되었다 – 혁신 부재 문제
성공한 브랜드가 겪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성장 이후 변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죠스떡볶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메뉴 구성은 오랫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고, 신메뉴 출시도 드물었다. 떡볶이, 어묵, 튀김, 순대의 조합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새롭지 않게 느껴졌고, 소비자는 ‘그냥 그런 떡볶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경쟁 브랜드들이 트렌드에 맞춘 로제 떡볶이, 크림 떡볶이, 매운 치즈 볶이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동안, 죠스떡볶이는 ‘정통 매운 떡볶이’라는 원칙에만 집착하며 시장 변화에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30 세대 소비자들은 새로운 경험, 자극적인 조합, 시즌 한정 메뉴에 민감한데, 죠스떡볶이는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지 못했다.
또한 매장 인테리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었고, 리뉴얼이나 리프레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매장이 많았다. 외관이나 분위기에서 세련됨을 잃어가자,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 트렌디한 소비자들은 죠스떡볶이보다 마라떡볶이, 수제떡볶이, 신상 간편식 브랜드 등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이는 매출 감소로 직결되었다.
가격 인상의 역풍 – ‘분식치고 비싸다’는 인식 확산
죠스떡볶이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물가 인상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가격을 올려왔다. 초창기 3,000원이던 떡볶이 한 접시는 어느새 5,000원을 넘어섰고, 세트 구성으로 계산하면 점심 한 끼에 9,000~11,000원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분식인데 이 가격은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격 인상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에 상응하는 품질 상승이 소비자에게 체감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일부 소비자는 “양이 줄었다”, “튀김 기름 상태가 나쁘다”, “떡이 질기다”는 불만을 쏟아냈고, 가격에 대한 불만과 함께 품질에 대한 의심까지 확산되었다.
게다가 동네마다 유사한 메뉴를 제공하는 수제 떡볶이 전문점, 고퀄리티 분식 창업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소비자에게는 더 저렴하거나, 더 맛있거나, 더 감성적인 선택지가 많아졌다. 죠스떡볶이는 이 변화 속에서 ‘브랜드만 비싼 떡볶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이는 재방문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죠스떡볶이의 쇠퇴가 남긴 교훈 – 브랜드는 변화하지 않으면 퇴장당한다
죠스떡볶이의 사례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자주 반복되는 실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 번 성공한 브랜드일수록, 그 자리에 안주하게 되고, 변화에 둔감해지는 순간부터 하락이 시작된다. 죠스는 충분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렌드에 대한 민감한 대응력, 메뉴 개발, 고객경험 혁신 등의 요소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다.
또한 ‘분식 프랜차이즈’라는 구조 자체가 마진이 크지 않고 회전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메뉴가 정체되거나 가격 인상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면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죠스떡볶이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브랜드를 유지하고 진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현재 죠스떡볶이는 일부 핵심 상권을 제외하고는 매장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소비자 관심도는 낮아졌다. 예비 창업자라면 이 사례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도 변화하지 않으면 금세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브랜드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져야 살아남는다.